대형건설사인 H건설이 이천시 증일동에 조성하는 아파트 공사현장(2단지) ⓒ미디어연합
대형건설사인 H건설이 이천시 증일동에 조성하는 아파트 공사현장(2단지) ⓒ미디어연합

[마이TV=이천] 대형건설사인 H건설이 이천시 증일동에 조성하는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에서 수질영향 저감대책을 대폭 축소 운영하면서 흙탕물을 인근 소하천으로 흘러 보낸 사실이 적발됐다.

공사현장 인근 율현천에 흙탕물 방류가 목격된 건 지난 4월 15일과 6월 13일 2차례다. 최근 비가 내리는 동안 흙탕물이 방류됐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부옇게 흙탕물을 뒤집어쓴 하천 수초 상태를 미루어 볼 때 상습 방류가 의심되고 있다.

H건설이 지난 4월 15일 공사 현장 인근 율현천으로 고탁도의 흙탕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미디어연합
H건설이 지난 4월 15일 공사 현장 인근 율현천으로 고탁도의 흙탕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미디어연합
H건설이 지난 6월 13일 수초가 자란 율현천으로 흙탕물을 방류하고 있다. 부옇게 흙탕물을 뒤집어쓴 하천 수초 상태를 미루어 볼 때 상습적인 고탁도 흙탕물상습 방류가 의심되고 있다.ⓒ미디어연합
H건설이 지난 6월 13일 수초가 자란 율현천으로 흙탕물을 방류하고 있다. 부옇게 흙탕물을 뒤집어쓴 하천 수초 상태를 미루어 볼 때 상습적인 고탁도 흙탕물상습 방류가 의심되고 있다.ⓒ미디어연합

사업시행사는 사업 부지에서 유출되는 토사로 인한 환경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수로, 침사지 겸 저류지 등의 시설 설치 계획과 유지관리 계획을 세우고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았다. 1단지에 임시침사지 2곳, 침사지 겸 저류지 1곳, 2단지에는 침사지 겸 저류지 1곳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공동주택 사업시행자는 1단지(사진:푸른색)에 임시침사지 2곳, 침사지 겸 저류지 1곳, 2단지(사진:붉은색)에 침사지 겸 저류지 1곳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미디어연합
공동주택 사업시행자는 1단지(사진:푸른색)에 임시침사지 2곳, 침사지 겸 저류지 1곳, 2단지(사진:붉은색)에 침사지 겸 저류지 1곳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미디어연합

하지만 시공사 H건설은 협의내용을 무시하고 시설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수질영향 저감시설을 편법으로 운영하며 환경영향평가를 미이행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공지 위치에 있어야 할 1단지의 침사지 겸 저류지(길이 60m‧폭 20m)에는 수 십동의 공사용 컨테이너가 들어섰다. 대신 소규모 침사지와 침사조를 설치했지만 당초 계획에 비해 규모가 민망한 수준이다.

H건설이 1단지 현장에 설치하기로 한 침사지 겸 저류지(길이 60m‧폭 20m)에 민망한 수준의 소규모 침사지와 침사조를 설치했다.ⓒ미디어연합
H건설이 1단지 현장에 설치하기로 한 침사지 겸 저류지(길이 60m‧폭 20m)에 민망한 수준의 소규모 침사지와 침사조를 설치했다.ⓒ미디어연합

현장 북동쪽에 설치하기로 한 2단지 부지의 침사지 겸 저류지 또한 애초 계획한 길이 33m‧폭 11m에 비교해 크게 부족한 규모로 파악됐다.

침사지는 평상시에 건설 현장에서 배출되는 토사를 침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침사지의 면적은 유입되는 물의 량과 모래의 크기, 토사 침전량 등 현장여건에 따라 설계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물환경 보전과 홍수 등 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사고로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단지별로 대규모 침사지 겸 저류지가 설계된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유지관리를 위해 관리담당자를 선임해 운영하도록 한 것도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다. 현장 관계자는 관리담당자 선임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엉터리로 관리된 수질 영향 저감시설이 율현천 환경을 파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사장의 ‘제구실 못하는 침사지’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탁도 흙탕물과 시멘트물, 기름 등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된 물이 그대로 방류되면 물고기의 서식환경을 훼손시키고 하천 생태계, 농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율현천 중류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 A씨는 “맑은 물로 농사를 지으면 좋겠지만 어쩌겠냐”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사람이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현장점검 결과, 침사지가 축소된 사실은 확인했다”면서 “정확한 자료를 수집해 행정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시공사 관계자는 “침사지는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어 현장 내에 일부 시설을 설치했다”면서 “이천시청에서 현장을 살펴보고 지적사항이 없어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구단위계획구역인 이천역세권 36만 4184㎡ 중 축구장 면적 25배가 넘는 18만 293㎡에 공동주택 및 도시기반시설, 녹지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공동주택 사업은 이천 증일동 일대 8만 4172㎡ 부지에 2개 단지 1822세대 규모로 지난해 5월부터 조성하고 있다. 준공 예정은 오는 2024년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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